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충남도, 안전 위협 ‘공사비 후려치기’ 막는다 - 도내 산재 사망 절반 건설업서 발생…20% 이상은 소규모 현장 - 시·군 설계기준 적용 절반 불과…적정 공사비 책정률 향상 박차
  • 기사등록 2023-05-08 17:06:0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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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충북도청 전경


충남도 내 시·군에서 발주하는 소규모 건설공사 절반 이상이 적정 공사비를 지키지 않으며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.

 

도는 도내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가 건설공사 현장에서 발생하고, 이 중 20% 이상이 소규모 현장에서 발생한 만큼, 적정 공사비 준수율 향상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.

 

도 감사위원회는 도내 15개 시·군이 지난해 하반기(712) 발주한 5000만 원 이하 1731건을 추려 적정 공사비 등 소규모 건설공사 설계기준적용 실태를 최근 점검했다.

 

도가 전국 최초로 만들어 전국으로 확산된 소규모 건설공사 설계기준은 도 사업 부서와 시·군이 품셈·공사비를 산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지침서로, 소규모 공사 설계 요령 공종별 단가 산출서 등이 담겨있다.

 

도 감사위원회 실태 점검 결과, 15개 시·군의 소규모 건설공사 설계기준 적용률은 48.5%에 불과했다.

서천이 74.6%로 가장 높고, 청양 71.8% 금산 61.6% 천안 60.3% 보령 59% 등으로 뒤를 이었으며, 부여 14.5% 당진 21.9% 예산 35.8%로 하위 13위를 기록했다.

 

이처럼 소규모 건설공사 설계기준 적용률이 저조한 것은 시·군 담당자가 기준 자체를 모르거나, 공직 경력이 짧아 업무가 미숙하고, 예산에 공사비를 짜 맞추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.

 

지난 3월 예산군 등 5개 시·군 실무 공무원 2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, 소규모 건설공사 설계기준을 알지 못하는 비율이 19%로 나타났다.

 

경력 5년 미만 공무원은 47%에 달했으며, 자체 설계와 합동설계 미 경험 사례는 52.5%42%로 조사됐다.

 

한편 도내 산재 사망 사고는 소규모 건설공사 현장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했다.

 

지난 201920213년 동안 우리나라 산재 사망자 2505명 가운데 건설업 종사자는 1303, 52%에 달했다.

 

도내에서는 176명 중 84, 47.7%로 집계됐다.

 

201967명 중 35(52.2%), 202053명 중 27(50.9%), 202156명 중 22(39.3%) 등이다.

 

2021년 기준 공사 규모별 산재 사망자 수는 2000만 원 미만 12000만 원1억 원 미만 4150억 원 미만 1150120억 원 미만 3120500억 원 미만 1500억 원 이상 2명 등으로, 중대재해처벌법에 해당되지 않는 50억 원 미만이 72.7%를 차지했다.

 

지난해 5A군에서 발주한 1억원 미만 생활환경 개선공사에서는 근로자가 호안블록 고인 물 속으로 추락, 익사 상태로 발견됐다.

 

같은 해 2B시에서 발주한 토목공사에서는 건설기계 운전자가 정비하던 굴삭기의 갑작스러운 작동으로 몸이 동체에 끼며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.

 

도 관계자는 소규모 건설공사 건수가 많기 때문에 사고가 더 많을 수도 있으나, 공사비가 적은 경우 안전관리 부문에 대한 비용 투입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사고 개연성도 높아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.

 

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지난해 발간한 지방자치단체 발주 건설 사업의 적정 공사비 확보 방안보고서를 통해 우리 건설산업 내 계속된 화두인 품질·안전 향상과 산업 육성은 적정 공사비 확보에서부터 시작한다라고 지적했다.

 

이 같은 상황에 따라 도 감사위원회는 앞으로 시·군에 적정 공사비 적용을 권고하고, 담당 공무원에 대한 예정가격 작성 방법 및 소규모 건설공사 설계기준 적용 필요성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.

 

또 건설업계와 협업해 과소설계, 안전관리 비용 축소 또는 미 반영 등의 문제점을 찾고, 발견 시 감사에 착수할 방침이다.

 

감사 시에는 문책 대상자를 관리·감독자로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.

 

도 관계자는 소규모 공사장에서 소중한 생명을 빼앗기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라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건설공사가 50억 원 이상에서 내년 127일 모든 공사로 확대, 자치단체장도 처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.

 

이 관계자는 이어 소규모 건설공사 설계기준 준수는 각 현장의 견실시공을 견인하고, 안전사고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, 적정 공사비 적용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·보완하며, 궁극적으로 민간 공사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.

 

한국뉴스플러스김정화 기자 b1222mgb@naver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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